들어가며.
건강에 관심이 생기면 누구나 한번쯤은 비타민 C 얘기를 들어봤거나, 영양제로 챙겨 먹어본 적 있을 거예요. 감기 예방, 피로 회복, 피부 미용까지… 워낙 다양한 효능으로 유명하니까요.
이번 포스팅에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비타민 C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보려고 합니다.
비타민 C가 우리 몸에 어떤 좋은 역할을 하는지, 어떤 음식에 많이 들어 있는지, 또 부족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타민 C, 알고 먹으면 더 건강해집니다.
비타민C 이야기
비타민 C는 20세기 초에 발견됐어요. 1907년에 노르웨이의 위생학자였던 아셀 홀스트랑 테오도르 프뢰리히가 괴혈병을 연구하다가 처음으로 비타민 C 같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1928년에 헝가리의 생화학자 얼베르트 센트죄르지가 식물이랑 동물의 부신에서 비타민 C를 분리해냈어요. 그때는 ‘헥수론산’이라고 불렀대요. 그리고 1932년엔 미국의 찰스 글렌 킹과 센트죄르지가 각각 헥수론산이 진짜 비타민 C고, 괴혈병을 막는다는 걸 밝혀냈죠. 덕분에 센트죄르지는 1937년에 노벨 생리의학상도 받았어요.
비타민 C가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괴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대항해 시대엔 바다에 오래 나가 있는 선원들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못 먹어서 괴혈병으로 많이 죽었거든요. 사실 18세기쯤 영국 해군 군의관 제임스 린드가 감귤류 과일이 괴혈병에 좋다는 걸 실험으로 알아냈지만, 그때는 그게 비타민 C 때문이라는 걸 몰랐죠. 그러다 20세기 들어서 비타민 C가 괴혈병의 원인 물질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이 영양소가 사람 건강에 꼭 필요한 거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어요.
그리고 1930년대 이후에는 비타민 C의 구조도 밝혀지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대량 생산도 가능해졌어요.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고,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영양소로 자리 잡게 됐죠.
비타민C의 부족 증상
최근에는 식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영양 보충제 대부분에 비타민 C가 포함되어 있어, 섭취가 쉬워졌어요. 하지만, 불규칙한 식사, 영양 밸런스가 맞지 않는 식사를 하거나 활동량이 많다면 자칫 비타민 C가 부족할 수 있어요.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다양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해요. 그냥 ‘좀 피곤한가?’ 하고 넘기기 쉬운 증상부터, 심하면 괴혈병 같이 무서운 질환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들
비타민 C가 살짝 부족하기 시작하면 피로감, 무기력, 짜증, 식욕이 떨어지는 느낌, 몸이 쑤시는 관절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요. 사실 이 정도는 워낙 흔해서 놓치기 쉬워요. 하지만 계속 이런 상태가 이어진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어요.
심하면 괴혈병이 올 수 있어요.
비타민 C 부족이 몇 달 이상 계속되면 괴혈병이라는 질환이 생길 수 있어요. 괴혈병은 예전 대항해 시대 때 선원들이 신선한 음식 못 먹고 많이 걸렸던 병이에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아요.
- 잇몸이 붓고 피가 날 수 있으며, 치아가 흔들릴 수 있어요.
- 피부에 멍이 자주 들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요.
-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머리카락이 이상하게 말려 자랄 수 있어요.
- 전신에 부종이 생기거나, 심하면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
- 그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피부와 결합 조직에도 영향이 있어요
비타민 C는 콜라겐 생성에 꼭 필요한데요, 부족하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탄력이 떨어지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요.
모세혈관이 약해져서 멍이나 출혈도 잘 생기고, 잇몸 건강도 나빠질 수 있어요.
빈혈과 철분 흡수에도 영향이 있어요.
비타민 C는 철분 흡수를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도 해요. 부족하면 철분이 잘 흡수되지 않아서 빈혈이 생기고, 쉽게 피로해지고 기운이 없어지죠.
비타민C 부족, 아이와 어린이에 영향
영유아나 어린이는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자주 칭얼거리거나, 통증을 느끼고, 성장이 느려질 수 있어요.
출혈, 빈혈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어서 더 신경 써야 해요.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과 식생활
비타민 C는 주로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키위 한 개에는 71mg, 오렌지 한 개에는 70mg 정도가 들어 있으며, 딸기 한 컵에는 89mg 정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과, 파인애플, 망고, 귤 같은 대부분의 과일들도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채소 중에서는 노란색 파프리카 한 개에 342mg, 빨간 피망 한 개에 152mg, 브로콜리 반 컵에는 51mg 정도의 비타민 C가 들어 있습니다.
한국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고추, 양파, 감자, 고구마, 시금치 등등에도 적은 양이지만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통해 충분한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으며, 가능한 한 가열하지 않은 신선한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함량 유지에 유리합니다.
비타민 C는 열과 물에 약해 조리 시 상당 부분 파괴될 수 있으므로, 생으로 먹거나 데치기 등 짧은 시간, 물을 적게 사용하는 조리법이 비타민 C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C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비타민 C는 우리 몸에서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해요. 우선 대표적으로 알려진 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에요. 활성 산소라는 해로운 물질로부터 세포를 보호해 주기 때문에, 노화 속도를 늦추고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비타민 C는 콜라겐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예요. 콜라겐은 피부는 물론이고 혈관, 뼈, 연골 같은 결합 조직을 튼튼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에 피부 건강은 물론, 몸 전체의 구조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면역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해요. 백혈구가 잘 작동하도록 도와주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을 높여줘요. 감기 예방에 좋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그리고 비타민 C는 철분 흡수도 도와줘요. 특히 식물성 철분은 그냥 먹으면 흡수가 잘 안 되는데, 비타민 C와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훨씬 좋아져요. 그래서 빈혈 예방에도 효과적이에요.
마지막으로, 상처가 났을 때 회복을 빠르게 해주는 역할도 해요. 손상된 조직이 잘 재생되도록 도와주는 거죠.
이처럼 비타민 C는 피부, 면역, 혈관, 뼈, 피까지 두루 두루 챙겨주는 중요한 영양소 입니다.
비타민C 얼마나 먹는게 좋을까요?
비타민 C는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너무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성인 여성은 하루에 75mg, 성인 남성은 90mg 정도 섭취하는 게 권장됩니다.
임신 중인 분은 85mg, 수유 중이라면 120mg으로 조금 더 필요하죠.
그리고 흡연자는 몸에서 비타민 C가 더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하루에 35mg을 추가로 더 섭취해야 해요.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나이에 따라 하루 15mg에서 75mg 정도가 적당하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성인 기준으로 하루 2,000mg 이상을 꾸준히 섭취하면 소화불량이나 설사, 심한 경우엔 신장 결석까지 생길 수 있어요.
특히 신장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고용량 섭취에 더 주의해야 해요. 가능하다면, 전문의와 상의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메가 도스’라고 해서 비타민 C를 1,000mg 이상 고용량으로 챙겨 먹는 분들도 많은데요,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큰 효과가 있다는 확실한 근거는 아직 부족해요. 일부 연구에 따르면 감기 걸렸을 때 고용량 비타민 C를 먹으면 감기 증상이 빨리 나아질 수는 있지만, 아예 감기를 예방하는 데에는 효과가 별로 없다고 해요.
또, 고용량 비타민 C가 암이나 만성질환, 면역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지금 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그 효과가 분명하게 입증된 건 아니에요. 아주 일부 연구에서는 정맥으로 직접 비타민 C를 투여했을 때 항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긴 했지만, 우리가 먹는 알약이나 영양제로는 그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편이에요.
다만, 메가 도스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상처가 잘 아물고, 피로감이 적어졌다는 이야기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몸에 좋다고 많이 먹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적정량을 꾸준히 챙기는 게 가장 건강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